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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반도체는 내리는데 비트코인만 오릅니다.

2026. 08. 248Woodsman

가능한 가설을 셋 설정하고  하나씩 지워봤습니다 , 그리고 연준의 적자가 여기 가설 어떻게 끼어설명력을 높을 수 있을 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오르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과거에는 기준 금리가 하락하면 유동성의 이유로 상승했는데, 과거와 달리 고민하게 됩니다.

\[ [비트코인 급등의 진짜 원인 — AI 회사채가 당긴 방아쇠](https://suhdp.tistory.com/entry/%EB%B9%84%ED%8A%B8%EC%BD%94%EC%9D%B8-%EA%B8%89%EB%93%B1%EC%9D%98-%EC%A7%84%EC%A7%9C-%EC%9B%90%EC%9D%B8-AI-%ED%9A%8C%EC%82%AC%EC%B1%84%EA%B0%80-%EB%8B%B9%EA%B8%B4-%EB%B0%A9%EC%95%84%EC%87%A0 "비트코인 급등의 진짜 원인 - AI 회사채가 당긴 방아쇠")\]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후속편으로 앞의 글을 안 보셨어도 이 글만 읽으셔도 됩니다.


지난주 한 주 동안 미국 반도체지수(SOX)는 7%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21.5% 올랐습니다.

같은 나라, 같은 주, 같은 시장 안에서 두 자산이 정반대로 갔습니다. 한 주 만에 28%포인트가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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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이상한 일인지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1\.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어 비트코인과 반도체는 커플링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비트코인과 반도체는 성격이 전혀 다른 자산 같지만, 시장에서는 같은 무리로 취급됩니다. 둘 다 "잘 되면 크게 벌고 잘못되면 크게 잃는" 고위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이렇게 움직입니다.

  • 시장에 돈이 돌고 분위기가 좋으면 → 반도체도 오르고 비트코인도 오릅니다
  • 겁이 나서 다들 몸을 사리면 → 반도체도 내리고 비트코인도 내립니다

지난 몇 년간 대체로 이랬습니다. 그런데 지난주는 아니었습니다. 한쪽만 올랐습니다.

이럴 때 "비트코인이 좋아서"라고 답하면 아무것도 설명한 게 없습니다. 그럼 왜 반도체는 안 좋았는지를 답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접근을 바꿔보겠습니다.

가능한 설명을 먼저 나열하고, 하나씩 지워보는 겁니다.


2\. 가설 셋을 설정하고 하나씩 체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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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이겁니다. 각 가설은 "그게 맞다면 이것도 같이 움직였어야 한다"는 조건을 갖습니다. 그 조건만 확인하면 됩니다.

<가설 1>  돈이 많이 풀렸다 (유동성, liquidity)

시중에 돈이 흔해지면 위험자산 전체가 오릅니다. 가장 흔한 설명이죠.

확인 방법: 그렇다면 반도체와 나스닥도 같이 올랐어야 합니다.

결과: 반도체 −7%, 나스닥과 S&P500도 하락 마감. 기각입니다. 돈이 풀렸는데 반도체만 골라서 안 오르는 일은 없습니다.

<가설 2>  국채 금리상승에 따른 위험 회피 (위험회피, risk-off)

시장이 겁을 먹으면 주식에서 돈을 빼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확인 방법: 그렇다면 공포지수(VIX)가 튀어야 하고, 대표 안전자산인 금이 올라야 합니다.

결과: VIX는 14.9로 연중 저점권이었습니다. 금은 ±1% 안에서 제자리였습니다. 기각입니다. 시장은 겁먹지 않았습니다.

<가설 3> 달러의 신뢰도 하락 (화폐가치 훼손, debasement)

정부 빚이 감당 못 할 수준이면 결국 돈을 더 찍게 되고, 그러면 달러 가치가 희석됩니다. 그래서 발행량이 정해진 자산(금, 비트코인)으로 옮겨간다는 설명입니다.

확인 방법: 그렇다면 달러가 약해져야 하고, 채권시장이 먼저 흔들려야 합니다.

결과: 달러는 7월 말 대비 3% 약해졌습니다. 여기까지는 맞습니다. 그런데 채권시장은 조용했습니다. 미 국채 변동성을 재는 MOVE 지수가 역사적 하위 36%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2주 전 89%에서 급락한 겁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3\. 그럼 뭐가 남나

셋 중 둘이 지워지고 하나는 절반만 남았습니다. 남는 답은 이렇습니다.

달러 약세라는 배경이 문을 열어줬고, 그 문으로 크립토만 들어갔습니다.

문을 연 건 매크로가 맞습니다. 하지만 방을 채운 건 크립토 고유의 사건이었습니다. 같은 주에 백악관에서 크립토 기업 CEO들과의 회동이 있었고, 대통령이 CLARITY Act 통과를 촉구하며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입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현물 ETF 자금이 들어왔고, 하락에 베팅했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상승이 증폭됐습니다.

반도체에는 이런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AI 투자 회수 시점에 대한 의문과 유가 급등이 겹쳤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비트코인 상승은 "시장 전체가 좋아졌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전자라면 반도체도 곧 따라 오를 거라고 기대할 수 있지만 후자라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4\. 그런데 '달러 불신' 절반은 진짜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이번 글의 본론입니다.

설명 3이 절반은 맞다고 했는데, 그 절반이 어디서 오는지를 보면 생각보다 구조가 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사가 다루지 않는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적자입니다.

연준은 손익이 발생하면 정부에 돈을 보냅니다.

이걸 모르시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연준은 국채를 잔뜩 들고 있고 거기서 이자를 받습니다. 운영비를 쓰고 남는 돈은 미 재무부, 즉 정부에 그대로 넘깁니다. 연준은 이익을 남기려고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금액이 작지 않았습니다.

[##_Image|kage@nXUhG/dJMcab6sL9q/AAAAAAAAAAAAAAAAAAAAAP1IXStTukBLJ0LUD7ENphqejU5jwJUEbhNO1kv7fWSf/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expires=1788188399&amp;allow_ip=&amp;allow_referer=&amp;signature=cN8u7rMWUOIcW4PHEs1pLwAmCv0%3D|CDM|1.3|{"originWidth":1650,"originHeight":990,"style":"alignCenter","caption":"&lt;그림 3&gt; 연준비 미재무부에 자금을 넘긴 현황","filename":"02_remittance.png"}_##]

  • 2020년: 885억 달러
  • 2021년: 1,074억 달러
  • 2012~2021년 10년 누적: 8,000억 달러 이상

정부 입장에서는 매년 수백억 달러가 세금 외에 들어오는 수입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9월부터 송금금액이 Zero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금리가 올라서입니다.

연준의 수입은 오래전에 사놓은 국채에서 나오는 이자입니다. 이건 고정입니다. 반면 연준의 지출 중 큰 항목은 은행들이 연준에 맡긴 돈에 주는 이자인데, 이건 정책금리를 따라 움직입니다.

금리가 오르자 나가는 돈이 들어오는 돈을 넘어섰습니다. 실제로 연준의 이자 비용은 2021년 57억 달러에서 2022년 1,024억 달러로 뛰었습니다. 18배입니다.

그래서 2022년 9월부터 송금이 멈췄고, 그 이후 쌓인 손실은 이연자산(deferred asset)이라는 항목에 기록됩니다. 쉽게 말하면 연준의 외상 장부입니다. 앞으로 벌어서 이 금액을 다 메울 때까지는 정부에 한 푼도 못 보냅니다.

그 장부에 지금 얼마가 적혀 있느냐 — 2,330억 달러입니다.

어떻게 국채금리까지 오나

[##_Image|kage@dvAKmA/dJMcaixMTwU/AAAAAAAAAAAAAAAAAAAAAC3E0lJ7U8DSsC2ubHTmDfAnUQLHOmUbq-CePBTB2uQI/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expires=1788188399&amp;allow_ip=&amp;allow_referer=&amp;signature=uYm6rYm9JFOrJIuQUJCTFW7NsGA%3D|CDM|1.3|{"originWidth":1710,"originHeight":855,"style":"alignCenter","alt":"연준 손실이 국채금리로 오는 경로","caption":"&lt;그림 4&gt; 연준 손실이 국채금리로 오는 경로","filename":"04_flow.png"}_##]

연결하면 이렇게 됩니다.

정부 가계부를 보면 2026 회계연도 기준으로 수입 약 5.4조 달러, 지출 약 7.5조 달러입니다. 매년 2조 달러 넘게 모자랍니다. 여기에 연준이 보내주던 연간 1,000억 달러 안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모자란 돈은 국채를 찍어서 메웁니다. 국채를 더 찍으면 시장에 채권 물량이 늘고, 물량이 늘면 가격은 내리고 금리는 오릅니다.

그리고 여기가 1편과 만나는 지점입니다. 같은 시기에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를 짓느라 회사채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빅테크가 동시에 장기 채권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8월 18일 미국 30년물 금리가 장중 5.337%, 2007년 이후 최고까지 올랐습니다.

참고로 지금 미국 정부가 내는 이자는 연 1조 달러가 넘습니다. 국방비와 메디케어보다 크고, 사회보장 다음으로 큰 지출 항목입니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것

"연준이 적자다"라는 말이 "연준이 망한다"로 읽히면 안 됩니다. 이연자산은 빚이 아닙니다. 중앙은행은 돈을 발행할 수 있어서 자본이 얼마든 지급불능이 되지 않고, 연준도 공식적으로 "통화정책 수행이나 채무 이행 능력에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질적 의미는 다른 데 있습니다. 이건 연준의 위기가 아니라 재정적자의 숨은 항목입니다. 정부 수입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고, 줄어든 만큼 국채로 메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들 안 짚습니다

이연자산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쓴 글이 많은데, 실제 숫자를 보면 방향이 이미 바뀌었습니다.

  • 2022년 말: 188억 달러
  • 2026년 3월: 2,440억 달러 ← 정점
  • 2026년 8월 19일: 2,330억 달러

5개월 사이에 110억 달러가 줄었습니다. 연준이 다시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금리가 내려오면서 은행에 주는 이자 부담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서술은 "계속 악화 중"이 아니라 "정점을 지나 아주 느리게 회복 중" 입니다. 다만 이 속도라면 송금 재개까지는 아직 여러 해가 걸립니다. 수준은 여전히 심각하고, 방향은 바뀌었습니다. 둘 다 사실이고, 둘 다 말해야 정확합니다.


5\. 그래서 지금 무엇을 보면 되나

가격 전망 대신 판별 조건을 남기겠습니다. 제 판단이 틀렸다면 어떤 신호로 알 수 있는지도 함께 적습니다.

① 반도체가 따라 오르는가 비트코인만의 이벤트였다면 반도체는 계속 따로 놀 겁니다. 반대로 SOX가 회복하고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좁혀지면, 뒤늦게 시장 전체의 위험선호가 살아난 것으로 다시 봐야 합니다. → _뒤집힐 조건: SOX가 8월 고점(12,621)을 회복_

② 채권 변동성(MOVE)이 튀는가 지금 채권시장은 조용합니다. 만약 여기서 MOVE가 급등한다면 그때는 진짜 '달러 불신' 국면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 _뒤집힐 조건: MOVE가 역사적 상위권으로 복귀_

③ 연준 이연자산이 다시 늘어나는가 지금은 줄고 있습니다.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꺾였다는 뜻이고, 재정 부담도 다시 커집니다. → _확인처: FRED에서 RESPPLLOPNWW 검색 (매주 목요일 갱신)_


마치며

이번 글에서 하고 싶었던 건 결론 하나가 아니라 방법입니다.

"비트코인이 왜 올랐나"에 답하는 가장 나쁜 방법은 그럴듯한 이유 하나를 골라 붙이는 것입니다. 유동성, 공포, 달러 불신 — 셋 다 그럴듯하고 셋 다 기사에 나옵니다.

그럴듯한 것을 고르는 대신, 각 설명이 남겼어야 할 흔적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돈이 풀렸다면 반도체도 올랐어야 하고, 무서웠다면 금이 올랐어야 하고, 달러를 못 믿는다면 채권이 흔들렸어야 합니다. 흔적이 없으면 그 설명은 아닙니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틀렸을 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면 저는 판단을 바꿀 겁니다.


📊 데이터 출처

| 항목 | 값 (기준일) | 출처 | | --- | --- | --- | | 반도체지수(SOX) | 8/17 12,621.00 → 8/21 11,740.37 (−6.98%) | FRED: NASDAQSOX | | 비트코인 | 8/17 $64,484 → 8/21 $78,326 (+21.5%) · 8/24 $77,361 | Coinbase BTC-USD 일봉 종가(UTC) | | VIX (공포지수) | 8/19 14.89 · 8/14 14.25(연중 저점) | FRED: VIXCLS | | MOVE (채권 변동성) | 8/17 주간 기준 역사적 36번째 백분위 (2주 전 89번째) | Cboe Insights (2026-08-17 주간) | | HY OAS (신용 스프레드) | 8/14 2.67% → 8/20 2.75% | FRED: BAMLH0A0HYM2 | | 달러 인덱스(DXY) | 98.6 (7월 말 대비 −3%) | CoinDesk | | 연준 송금액 | 2020 $88.5B · 2021 $107.4B · 2022 $76.0B · 이후 사실상 0 | Fed 보도자료 2022-01-14 · 2023-01-13 | | 연준 이자비용 | 2021 $5.7B → 2022 $102.4B | Fed 보도자료 2023-01-13 | | 연준 이연자산 | 2022년말 $18.8B · 2026년 3월 $244B · 2026-08-19 $233B | FRED: RESPPLLOPNWW · Fed 대차대조표 보고서(2026-05) | | 연준 총자산 | 약 $6.7조 (2026-03-25) | Fed 대차대조표 보고서(2026-05) | | 연방 재정 | FY2026 10개월 지출 $6.3조·적자 $1.8조 → 연율 지출 약 $7.5조·수입 약 $5.4조 | Peterson Foundation | | 순이자 비용 | FY2025 $971B · 사회보장 다음 2위 지출 항목 | EPIC 이자지출 트래커 | | 30년물 금리 | 8/18 장중 5.337% (2007년 이후 최고) | U.S. Treasury 일별 금리 |


_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수치는 2026년 8월 24일 기준으로 확인했으며, 각 항목의 출처와 기준일을 위 표에 명시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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